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현대 NBA에서 가장 성공적인 팀 중 하나로 꼽힙니다. 하지만 스테픈 커리(Stephen Curry) 이전의 워리어스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팀이었습니다. 팀을 재건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적 결정을 내렸던 인물이 바로 돈 넬슨(Don Nelson)입니다. 그는 창의적인 전술과 파격적인 선수 기용으로 유명했지만, 그의 판단이 항상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커리 이전 시절, 돈 넬슨이 골든스테이트에서 내린 주요 선택과 그 영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돈 넬슨의 공격 철학과 전술
돈 넬슨은 NBA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전술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는 전통적인 농구 스타일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플레이를 강조하는 ‘넬리볼(Nellie Ball)’ 전술을 발전시켰습니다. 넬리볼의 핵심은 빠른 템포, 스몰 라인업, 그리고 다양한 포지션을 활용한 자유로운 공격이었습니다. 1980년대와 90년대에 밀워키 벅스와 댈러스 매버릭스를 지도하면서도 비슷한 스타일을 고수했던 그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서도 이 전술을 적용했습니다. 특히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워리어스를 이끌면서, 현대 NBA에서 널리 쓰이는 스몰볼 전략을 실험적으로 시도했습니다. 그는 센터 포지션에 전통적인 빅맨 대신 보다 기동성이 좋은 선수를 배치하는 방식을 즐겼고, 이는 이후 워리어스의 성공적인 스몰볼 전술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NBA는 여전히 강력한 인사이드 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농구가 주류였기 때문에, 그의 전술이 완전히 정착되지는 못했습니다. 예를 들어, 그는 6피트 9인치(약 206cm)의 앤트완 제이미슨을 파워포워드 또는 센터로 활용하는 실험을 했지만, 수비적인 약점이 드러나면서 한계가 있었습니다. 또한, 3점 슛이 현재처럼 주요 공격 옵션으로 활용되지 않던 시기였기 때문에, 넬슨의 공격 중심 철학이 당시 NBA 환경과 완전히 맞아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 넬슨의 전술적 실험은 현대 NBA에서 빛을 보게 됩니다. 현재 워리어스를 포함한 많은 팀들이 넬리볼 스타일을 변형하여 적용하고 있으며, 특히 3점 슛을 중심으로 한 빠른 공격 패턴은 그의 철학과 상당히 유사한 면이 많습니다.
2. 드래프트와 선수 영입, 돈 넬슨의 선택은?
돈 넬슨이 골든스테이트에서 내린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는 드래프트와 선수 영입 전략이었습니다. 그는 과거 밀워키 벅스와 댈러스 매버릭스에서도 젊은 선수들을 발굴하는 능력을 보였으며, 워리어스에서도 비슷한 시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선택이 항상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9년 NBA 드래프트입니다. 당시 골든스테이트는 7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고, 결국 스테픈 커리를 지명했습니다. 그러나 넬슨과 구단 프런트 오피스는 커리를 지명하기 전까지 확신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당시 워리어스는 센터 포지션 보강을 원하고 있었으며, 커리를 즉시 주전으로 활용하기보다는 기존 가드진과의 조화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돈 넬슨은 또한 몬타 엘리스와 배런 데이비스 같은 공격적인 가드들에게 많은 역할을 부여하면서, 커리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커리는 루키 시즌에 출전 기회를 얻긴 했지만, 현재처럼 팀의 중심으로 활용되지는 않았습니다. 만약 돈 넬슨이 당시 커리를 중심으로 팀을 개편했다면, 골든스테이트의 왕조는 더 빠르게 시작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돈 넬슨의 선수 운영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는 2007년 ‘위 빌리브(We Believe)’ 팀을 이끌며 8번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1번 시드였던 댈러스 매버릭스를 꺾는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는 NBA 역사상 가장 큰 이변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돈 넬슨의 공격적인 농구가 성공할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의 선수 운영은 워리어스의 미래를 대비하는 방식과는 다소 어긋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팀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유망주들을 체계적으로 성장시키는 것보다는, 즉각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3. 돈 넬슨 체제의 한계와 커리 이후의 변화
돈 넬슨은 혁신적인 공격 전술과 실험적인 선수 기용으로 NBA에 많은 영향을 미쳤지만, 그의 방식에는 분명한 한계도 존재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수비였습니다. 그의 전술은 빠른 템포와 공격적인 플레이를 강조한 반면, 수비적인 조직력은 다소 부족했습니다. 이는 특히 플레이오프에서 약점으로 작용하며 팀이 장기적인 성공을 거두는 데 방해가 되었습니다. 또한, 그는 특정 선수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대표적으로 2007년 ‘위 빌리브’ 시즌에서 배런 데이비스와 스티븐 잭슨이 이끄는 공격적인 농구가 성공했지만, 이후 팀을 장기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구조적 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팀은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2010년 돈 넬슨은 워리어스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그 후, 마크 잭슨과 스티브 커가 워리어스를 이끌면서 팀의 방향성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수비적인 조직력을 강조하면서도, 스몰볼과 3점 슛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현재의 워리어스 스타일이 정착되었고, 이는 결국 왕조로 이어졌습니다. 스테픈 커리는 돈 넬슨 체제에서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후 팀의 중심으로 성장하며 NBA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슈터로 자리 잡았습니다. 결국 돈 넬슨의 시대는 골든스테이트가 현대 농구로 변화하는 데 중요한 징검다리 역할을 했지만, 그의 판단력이 항상 팀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으로 이어졌던 것은 아니었습니다.